[뉴스분석]北 핵실험 중지로 회담 ‘고지 선점’

2018-04-21 9



뉴스 분석 이어가겠습니다. 정치부 최재원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오늘의 키워드부터 소개해주시죠.

네, 북한 김정은이 어떤 의도로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김정은의 셈 '입니다.

[질문1]네, 김정은이 핵실험이 이젠 필요 없기 때문에 중단하겠다고 말했네요, 무슨 의도일까요?

네, 김정은의 주장은 핵무기가 이제 완성됐으니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더 이상 쓸 일이 없으니 문을 닫겠다는 겁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핵개발을 멈추는 '핵동결 조치'를 내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핵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아닙니다.

비유적으로 말씀드린다면요. 운전으로 따졌을 때 북한 핵폐기 조치가 유턴이라면, 김정은의 오늘 핵실험 중단 발표는 일단 유턴에 앞서 깜빡이 신호부터 넣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라는 구체적인 행동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 나와 만나면 확실한 보상책을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겁니다.

그래야 실제 유턴이, 비핵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거겠죠.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핵개발에 총동원돼왔던 주민들에게 핵무기는 이미 완성됐다고 주장하면서 핵실험 중단이 국제사회 압박에 무릎 꿇은 게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2]실제 북한의 발표를 보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얘기보다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좀 더 강조하고 있네요?

네, 이 역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내놓은 협상 카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우선 북한의 발표 내용을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다"

네, 이 말은 비핵화에 앞서 비확산 의지부터 밝힌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핵 확산과 전파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비확산 의무는 분명히 이행하겠다는 겁니다.

핵보유국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요.

핵확산금지조약, NPT 복귀나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 등 국제규범의 틀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질문3]김정은은 또 유난히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는데, 경제 개혁보다는 경제 개방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봐야한다고요?

네, 북한은 경제 건설에 모든 힘을 총집중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특히 발표 내용 중에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제 발전 과정에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겠다, 즉 외부와 단절됐던 북한 경제를 개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남북,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전면적인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는데요.

다만, 목표는 사회주의 경제 건설이라고 못박았는데요. 당과 국가 중심의 경제 체제를 유지하면서 체제 안정에 방점을 찍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재원 기자였습니다.